500살 신선 타령은 남기고, 왜 81환의 의례는 지웠는가?— 《동의보감》과 도교적 양생의 이율배반조선 최고의 관찬 의서인 《동의보감》의 서두를 펼치면, 우리는 거대하고 웅장한 도교적 양생관과 마주하게 된다. 책의 맨 앞을 장식하는 '신형(身形)'과 '내경(內景)' 편은 정·기·신(精氣神)의 보존을 부르짖고, 고대 도가 문헌을 인용하며 120세를 살고 심지어 500세를 산다는 신선(神仙)의 환상을 가감 없이 펼쳐 보인다. 인간 생명의 근원을 우주적 차원에서 다스려야 한다는 이 고결한 도교적 형이상학은 《동의보감》 전체의 품격과 철학적 스케일을 규정하는 뼈대다.그러나 책의 본론으로 들어가 개별 약물과 처방의 영역에 이르면, 사뭇 당황스러운 광경과 마주하게 된다. 원전이 지니고 있던 구체적인 '도교적 실천의..